타로칼럼

나는 ’회피형‘이었다는 고백에 문득 타로 마이너 8컵스 카드가 생각났다

taro_schan (special chance) 2024. 8. 3. 08:27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헌신해서 어떤 컵 하나도 엎질러지지 않도록 힘들게 쌓았지만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를 발견하게 되었기에 떠나는 것이다.


타로 5컵스 카드에서는 앞쪽에 엎질러진 3개의 컵과 뒤쪽에 남겨진 2개의 컵 사이에 슬퍼하는 사람의 뒷모습이 있었다.

그런데 8컵스에는 가지런하게 5개의 컵이 놓인 위에 3개의 컵이 꽤 안정적인 구도로 쌓여 있고, 어느 하나도 엎어진 컵이 없다.

다만 5개의 컵 위로 4개의 컵이 밸런스 있게 올려 놓여 있었다면 완벽한 구도가 됐을 텐데 한 개의 컵이 비어 있는 사이로 남자가 등을 보이며 어딘가로 떠나고 있다.

자연법칙에 의하면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이러한 물의 속성을 역행한 것으로 인간이 만들어낸 분수가 있지만 자연계에선 아직 거꾸로 올라가는 물은 없다.

그런데 그림 속의 남자는 하천을 떠나 물의 원천인 협곡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인간관계, 특히 관계에 대한 마음은 일이나 역할과는 다르게 일방적으로 헌신한다고 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거나 자기만족으로 끝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어쩌면 8컵스 카드에서 떠나는 이 사람에게 인간관계나 애정문제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누가 채워줄 수도 없고 스스로 해결할 수도 없는 애정결핍 종결자라고도 할 수 있다.


이들은 아무리 사랑해도 채워지지 않고 아무리 상대를 위해 애써도 자신이 상대를 만족시켜주지 못할 때, 자책한다. 육체적 욕망과 애착도 강해서 사람들과 충분한 스킨십을 갖고 소통해야만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이 사람에게 인간관계는 내가 애정하는 대상에게 내가 주체적으로 헌신하고 싶고 열렬히 잘해주고 싶은 그 마음을 해소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람은 상대에게 어떤 보상이나 피드백을 바라게 되면 스스로 더 비참해질 수 있다. 누군가에 대한 사랑도 나의 적극적 선택일 뿐이다.

일에 대한 열정으로 열심히 하면 자기 성장과 인정이란 보상이 따르지만, 같은 마인드로 연애를 한다고 해서 일에서처럼 늘 보람찬 결과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호인이 아닌 호구가 되면 마음의 상처만 커진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대상에게 마음을 감추고 인색하지면서 여우처럼 밀당을 할 수 있을까?

아마 그렇게 해야 남자에게 배신 안 당한다는 연애 100단 친구들의 조언을 들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사람에게는 차라리 연애를 포기하고 머리 깍고 절에 들어가라는 조언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

이들은 연민이든 열정이든 자기 혼자 뻗쳐서 하는 거고, 그럴 때 가장 보람을 느끼기 때문에 하는 거다. 그걸 통해 인정받고 사랑받길 원하기 때문이지 날로 먹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러니 이런 유형의 연애중독자들은 밀당 같은 앝은 수법은 배워도 절대 실천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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